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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내가 읽은 책들 2018. 11. 25. 20:28

    백세희 에세이

     회사 도서관에서 장기간 대기를 걸어서 빌려 보게 된 책이다. 서점에서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
    책 두께도 얇아서 다 읽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저자는 본인이 가진 정신적인 문제를 공개하고 3개월여 간의 정신과 상담 내용을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매주 상담 내용을 따라 읽다보면 상당부분 공감이 되기도 하고 상담 선생님의 말씀이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두려워하지 말고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항상 불행하고, 

    우리의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두려움에는 늘 그

    만한 이유가 있다는 그 사실을 말이다. 이런 감정들을

    따로 떼어 놓고 볼 수는 없는 법이다.

    - 마르탱 파주 '완벽한 하루' 중에서

     
    저자가 책 도입부에 인용한 문장이다. 
    생을 살면서 슬픔과 괴로움은 피할수 없는 행복의 부산물과 같다고 생각한다. 
    나도 되돌아 보면 성인이 되기전 까지 불안함과 원인 모를 우울함이 계속 따라 다녔던 것 같다.
    저자와 같이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있어서 그런지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털어내지도 못했다. 
    서른이 넘고 어느정도 안정된 생활을 하면서 내 마음을 살피게 되고 심리에 관한 책도 여러권 읽어보니, 
    내가 왜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지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성격은 유년기에 
    형성되는 듯하다. 가정환경이 좋지 않거나, 부모의 간섭이 심하면 외향적이거나 적극적인 성격보다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가 될 확률이 높고 학창시절에 큰 계기가 없는 한 그 성격이 유지되는 것 같다.
    나의 엄마 아빠는 나에 대한 간섭이 심했고 모든 선택을 내게 먼저 내어 주지 않으셨다. 난 자연스럽게 
    내가 스스로 결정하는 자율성과 가치관이 형성되지 못했고, 낮은 자존감을 가진 아이가 되버렸다. 공부는
    썩 잘하는 편이었지만, 스스로 정해서 진로를 정하지 못한채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
    목적없이 공부를 했다. 그래서 인지 공부를 하면서도 공허하고 허탈한 느낌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이제 내 스스로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느끼지만 여전히 낯선이를 대하거나 다수와 어울릴때 어려움을 겪곤한다.



    고스도치 딜레마

    "극과 극은 오히려 통한다고 하죠.

    굉장히 자존심이 세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자존감이 낮아요. 자신이 없으니

    다른 사람이 나를 우러러보게끔 하려고 하죠"


     고슴도치 딜레마, 참 재밌는 심리용어이다. 친밀함을 원하면서 동시에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욕구가 공존하는 심리 상태라고 한다. 의존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 하지만 혼자 떠날 기회가 생겼을때 홀가분한것도 잠시뿐이고 

    외로움과 공허함이 밀려온다. 혼자서 즐기기엔 나의 욕구를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누군가의 말보다 자신이 좋고 기쁜 게
    더 중요하죠.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보다는 
    내 욕구를 먼저 충족했으면 좋겠어요."


     책 중간에 자기 검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이나 마음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나도 비슷한 행동을 한적이 꽤 많다. "내가 이 말을 하면 남이 뭐라고 할까? "를 

    먼저 생각할 때이다. 가끔 내가 왜 이렇게 까지 나를 억누르지? 하면서도 그렇게 하곤한다. 

    그래서 한때 유행했던 성격개조, 스피치학원 같은데 라도 다녀야 하나 깊게 고민한적도 있었다. 

    이런 심리를 파괴하고 극복해야겠다는 마음 자체도 일종의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심리는 참으로 신기하다. 마음이 가는데로 말하고 행동하는게 이렇게나 힘드니 말이다. 



    모순된 나

    "사실 공포감은 무언가에 대해 '나만 알고 있을 때'

    더 커지거든요. 혼자 고통받을 때 보다 지금처럼

    꺼내는 게 훨씬 좋을 수도 있어요."

     

     크면 클수록 하나둘 비밀과 남모를 고민이 생긴다. 나 또한 그러했다. 

    그리고 그 고민을 털어놓을 만한 사람이 주위에 없을때 출구없는 감옥에 갇힌 기분이 들었다.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 가족이나 친구는 꼭 필요하다. 



    내가 아닌 모슴을 나처럼 위장하면 티가 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난 어설픈 포장이, 아닌 척하는 모습이 정말 싫다.
    대담하지 않은 사람이 대담한 척하는 것만큼 어설픈 건 없다.
    자신감 없는 사람이 자신감 넘치는 척하는 것만큼, 위축되는 사람이
    위축되지 않은 척하는 것만큼 말도 안 되고 나쁜 해답이 어디 있을까.
    힘이 안 나는 사람이 억지로 힘 나는 척하는 것만큰 애잔하고 
    슬픈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어린시절 내게 남 앞에서 무엇인가에 대해서 발표하는 일은 고문과 같았다. 

    학창시절에는 장기자랑 시간이 제일 싫었다. 스스로의 생각을 표현하고 

    나의 장점을 표출하는게 항상 어색하고 발가벗겨진 느낌이 었다. 

    나이가 들고 무뎌지면서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게 어색하진 않게 되었다. 

    하지만 부담감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솔직하게 나를 보이는게 참 어렵고도 

    중요한 것 같다고 느껴진다.



     이 책은 얇고 가벼운 책이지만, 그 어떤 심리학 책 보다 많은 생각을 하고 배울수 있게 해주었다. 

    그 큰 이유 중 하나는 저자가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보여주고 치료하는 과정을 꾸밈없이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베스트셀러이지만, 자신의 성격이나 심리적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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